조세이 탄광(長生炭鉱)은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위치했던 해저 탄광으로,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의 아픈 역사가 서린 곳입니다.
특히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는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 조세이 탄광과 수몰 사고
조세이 탄광은 바다 밑으로 갱도를 파서 석탄을 캐는 해저 탄광이었습니다.
갱도가 얕고 지반이 약해 평소에도 낙반과 침수 사고 위험이 매우 컸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사고 일시: 1942년 2월 3일 오전
- 사건 개요: 해저 갱도가 붕괴하면서 바닷물이 급격히 유입되어 탄광 전체가 수몰되었습니다.
- 인명 피해: 총 183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그중 136명이 조선인 노동자였습니다.
- 사후 조치: 당시 일본 기업과 정부는 전쟁 중이라는 이유로 사고를 은폐하기 급급했고, 시신 인양이나 제대로 된 보상 없이 갱구(입구)를 콘크리트로 막아버렸습니다.
▶ 조세이 탄광의 이름은 왜 ‘조세이’였을까
1. 명칭에 숨겨진 정치·행정적 의미
조세이 탄광을 떠올리면 대부분은 일제강점기 탄광 노동, 산업 수탈, 그리고 폐광 이후의 흔적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조세이(調整)’라는 이름 자체가 갖는 의미다.
이 명칭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당시 일본의 식민지 행정과 자원 통제 정책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언어였다.
2. ‘조세이(調整)’라는 단어의 행정적 성격
‘조세이(調整)’는 일본어에서 조정, 통제, 균형 맞추기를 의미하는 행정 용어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탄광·철도·항만 등 핵심 산업 시설에 감정적이거나 전통적인 지명보다,
기능과 목적을 드러내는 명칭을 부여하는 경향이 강했다.
즉, 조세이 탄광의 이름은 “이곳이 석탄 생산을 통해 산업 수급을 조정하는 거점”이라는 정책적 선언에 가까웠다.
3. 탄광 명칭에 담긴 국가 관리 의지
조세이 탄광은 단순한 민간 채굴장이 아니었다.
일본 제국은 조선의 석탄을 군수 산업과 중공업의 전략 자원으로 인식했고,
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생산량·노동력·유통을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조세이’라는 이름은 이런 관리 체계를 상징한다.
생산의 자율성이 아니라,
국가가 직접 개입해 조정하는 산업 시설라는 성격을 명확히 한 것이다.

4. 지역 고유 지명이 아닌 ‘기능형 이름’
흥미로운 점은 조세이 탄광이 기존 지역 명칭을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해당 지역의 역사나 주민 정체성보다, 일본 행정 체계 안에서의 기능적 위치를 우선시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조세이 탄광이라는 이름은 이 땅을 하나의 생활공간이 아닌,
자원 생산 단위로 바라본 식민 권력의 시선을 그대로 담고 있다.
5. 이름이 남긴 기억의 왜곡
해방 이후에도 ‘조세이 탄광’이라는 명칭은 상당 기간 관행적으로 사용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름이 가진 식민지적 의미는 점차 희석되었고,
탄광은 단순한 “옛 산업 시설”로만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명칭을 다시 들여다보면,
조세이 탄광은 단순한 탄광이 아니라 조선의 자원이 어떻게 관리·통제·조정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임을 알 수 있다.
▶ '바다의 묘표' 피야 (Peeya)
사고 현장 인근 바다 위에는 '피야'라고 불리는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 두 개가 솟아 있습니다.
이는 탄광의 환기구(공기 구멍)였으나,
지금은 희생자들이 아직 잠들어 있는 해저 갱도의 위치를 알리는 슬픈 이정표이자 묘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조세이 탄광을 다시 읽는 관점
조세이 탄광의 이름은 과거를 설명하는 하나의 열쇠다.
‘조세이’라는 단어 속에는 수탈의 구조, 행정의 언어, 식민지 통치 방식이 압축되어 있다.
탄광의 갱도만이 아니라,
그 이름까지 함께 바라볼 때 조세이 탄광은 비로소 역사적 장소로서의 의미를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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